가장 비효율적인 것이 감정이라 생각해왔고
삶의 결정점에서 배제하려 평생으로 노력해온 삶에서
실제론 나의 세포 하나하나의 원동력이 정작 그 하찮은 감정 하나라는 것을 깨닫게 되는 순간 느껴지는 자괴감은 이루 비릿하고
아주 삶이 무의미해지는 것이다.
언젠가 오로지 작품 하나를 위해서 내가 밥을먹고 잠을자고 삶을 영위하는 것이라 다짐했던 것을 떠올리면 나는 아주 모순적이다.
어쩌면 아주 부합적인가? 주체를 배제하고 산물만을 중시하는 것은
감정이라는 원시적이고 부끄러운 것을 나와 분리하고 싶었던 걸지도 모른다.
하지만 평생을 부정해 왔고 지금도 부정하고 싶은건 나는 꽤나 감정적이고 감상적인 사람인 것이다.
적잖이 비릿하게 다가오는 자기 통찰은 이성적인 사람이고픈 욕구 때문에 이 결론을 피할 수 없다.
오히려 우울감은, 아주 가볍다. 흔하고 쉬우며 손끝에서, 입끝에서 쉽게 위로가 된다.
매 년마다 분기마다 우습게도 찾아오는 사람의 형태를 가진 감정은 아직도 너무 힘들다
회복탄력성이 좋은 편이라 느꼈지만 알고보니 보란듯이 전시해놓은 것이었다.
근데 뭐 어때 나는 아직도 무섭지만 늘 상대를 위해 마주서보려 한다.
아니 여전히 난 상처받는게 너무 감당하기 힘들다
라는 생각이 매일같이 뒤섞인다
단순한 사람이 너무 싫다 다양한 사람을 쉽게 스미듯이 받아들인다고 생각하는데 단순은 나에게 역린인 듯 하다
단순은 나와 거리가 있는 단어이고 단순한건 너무 허무하다
근데 내가 단순한 사람을 좋아하게 된 건 대체 무슨 자학일까
이것도 편견인가 근데 나는 기대하는게 무섭다 그때 돌아올 허무감을 견딜 수 없다.
왜 왜지 왜 그사람이 좋니 묻는다면 나는 늘 언제나 대답을 못한다
애타는 감정 그 냄새를 내가 좋아하는 걸까 언제 한번 느껴본 그때를 자꾸 회상하듯 건드려서 그런걸까
사람 자체는 잊었지만 첫사랑이 정말 크긴 큰가보다
걔에 대한건 다 잊었지만 걔를 향했던 내 마음은 생생히 기억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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