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을 부정하면서 실은 실제론 나의 원동력이라는 것을 인정하기 싫다(0428아무말임) by 꽁치

  

가장 비효율적인 것이 감정이라 생각해왔고 
삶의 결정점에서 배제하려 평생으로 노력해온 삶에서 

실제론 나의 세포 하나하나의 원동력이 정작 그 하찮은 감정 하나라는 것을 깨닫게 되는 순간 느껴지는 자괴감은 이루 비릿하고 
아주 삶이 무의미해지는 것이다. 

  언젠가 오로지 작품 하나를 위해서 내가 밥을먹고 잠을자고 삶을 영위하는 것이라 다짐했던 것을  떠올리면 나는 아주 모순적이다. 
어쩌면 아주 부합적인가? 주체를 배제하고 산물만을 중시하는 것은 
감정이라는 원시적이고 부끄러운 것을 나와 분리하고 싶었던 걸지도 모른다. 

  하지만 평생을 부정해 왔고 지금도 부정하고 싶은건  나는 꽤나 감정적이고 감상적인 사람인 것이다. 
적잖이 비릿하게 다가오는 자기 통찰은 이성적인 사람이고픈 욕구 때문에 이 결론을 피할 수 없다. 


  오히려 우울감은, 아주 가볍다. 흔하고 쉬우며 손끝에서, 입끝에서 쉽게 위로가 된다. 

매 년마다 분기마다 우습게도 찾아오는 사람의 형태를 가진 감정은  아직도 너무 힘들다 
회복탄력성이 좋은 편이라 느꼈지만 알고보니  보란듯이 전시해놓은 것이었다. 

근데 뭐 어때  나는 아직도 무섭지만 늘 상대를 위해 마주서보려 한다.
아니 여전히 난 상처받는게 너무 감당하기 힘들다 
라는 생각이 매일같이 뒤섞인다
단순한 사람이 너무 싫다 다양한 사람을 쉽게 스미듯이 받아들인다고 생각하는데  단순은 나에게 역린인 듯 하다 
단순은 나와 거리가 있는 단어이고 단순한건 너무 허무하다


근데 내가 단순한 사람을 좋아하게 된 건 대체 무슨 자학일까 
이것도 편견인가 근데 나는 기대하는게 무섭다 그때 돌아올 허무감을 견딜 수 없다. 




왜 왜지 왜 그사람이 좋니 묻는다면 나는 늘 언제나 대답을 못한다
애타는 감정 그 냄새를 내가 좋아하는 걸까  언제 한번 느껴본 그때를 자꾸 회상하듯 건드려서 그런걸까 

사람 자체는 잊었지만 첫사랑이 정말 크긴 큰가보다 
걔에 대한건 다 잊었지만 걔를 향했던 내 마음은 생생히 기억난다 





모든일에 요행은없다 by 꽁치

모든일에 요행은 없다
기적은 없다
세상은 자꾸 달콤한 말들로 나를 유혹하지만
어찌보면 세상은 가장 공평한 것이었다
 
간절하게 바라면 이루어진다는 말의 결과는
정말 간절해서 열심히 한 사람들의 당연한 결과이다…

나는 정말 간절했던가
솔직히 말하면 아니다

자극이 없으면 흐트러지고
도파민이 없으면 움직이지 못했다

나의 두번째 입시의 실패는
이걸 알기 위해서이었을까

 
살면서 간절해본적이 별로 없다
간절하고싶은 의지가 없었다
늘 잘 안되면 죽으면 된다는 생각 뿐이었으니까

그래서 나는 지금 어떻게 하고싶은 걸까
잘 안되면 죽으면 되는 지금 그 벼랑에 와있는 걸까

솔직히 내가 죽지 않고 살아서 맛볼 성공이 보장되어있다고 한다해도 나는 나의 죽음이 전혀 아깝지 않다
차라리 여기서 멈추는게 좋을 것 같다 너무 지친거 같다


신발끈 by 꽁치

너가 날 그리워했음해서 

잘 풀리는 신발끈을 일부러 두번 묶지 않았어 

그 왼쪽 신발끈이 내 발걸음을 자꾸 붙잡으면 난 

오히려 네 생각에 

어렴풋이 너와 이어진 것만 같아서 

조금 견딜 만 해지거든 


일부러 묶지 않고 내버려두면 

그만큼 네가 후회하는 것 같아서 

그나마 견딜 해지거든 


22.11.26 by 꽁치

경북대 논술을 치고 왔다
 재수를 예견했던 작년 이맘때의 글들이 참 .. 시큰거리는구만 
경북대 논술이 어째 경희대 논술보다 어려울까.. 그리고 경북대 캠퍼스는 예상외로 너무 좋았다. 
민주도 만나고, 블로그를 열심히 하는 민주를 보고 방치했던 내 이글루가 생각났다. 1년동안 묵혀두었던 내 노트북을 다시 열고 
마치 타인이 된것만 같은 고3때의 나를 마주했다. 

  대학을 못가서 재수를 했지만 재수기간이 나에 대한 많은 것을 바꿔놓았다. 
채권, 보험과같은 살면서 외면했던 나의 무지를 반강제로라도 이해하게 되었고,
하루에 10시간 앉아있어도 허리가 아프지 않게 되었다. 
나의 재수생활을 되짚어보았을때 밥먹고 공부만 했다고, 365일동안 내 전부를 쏟아부었다고 단정 지을 수는 없지만 
시간이 지나면 미화되고 나는 내 나름대로 그시절 행복했던 것 같다. 
큰 시험을 준비하는 긴 기간은 기간이 많이 남으면 남을 수록 안정이 되고 잠재된 내가 기대된다. 
하지만 이번 수능을 미루어보았을 때, 그런 기대는 전혀 동기부여가 아닌 얄팍한 자기위로밖에 되지 않았다는 사실에  많이 씁쓸하다. 

논술 파이널 수업때 만난 고등학교 시절 친구가 한 말이 꽤 위로가 되었다. 
수능에서 변별 되었지만 난 아직도 내가 인재라 믿고있다고. 정확한 말은 기억이 안나지만 대충 이런 말이었다.
스스로를 잠재된 인재라 믿던 내가 실패를 겪고 한없이 찌그러질때 가볍게 던져진 친구의 그 한마디가 다시 일어날 수 있게 해준 것 같아서 참 고맙다. 

재수학원에서 그 애의 이야기를 빼놓을 수 없다. 내가 그렇게 좋아했던 사람. 
지나가는 사람들 중에 유난히 눈에 띄었다.  목끝까지 지퍼를 올린, 이상한 원복을 착실하게 잘 입고다니던.. 근데 걔가 입으면 그렇게 이상하지 않았던.. 그런 애였다. 처음엔 살짝 긴 갈색 꽁지머리도 마른 몸도 내 취향이라서 눈이 갔다. 알고보니 옆반. 내가 월반하고 나서 그와 나는 드디어 같은반이 되었다. 
그 애때문에 월반하게 된건 아니었지만 월반해서 만나니 너무 좋았다. 복도에서 조용히 지나다니던 걔를 난 늘 뚫어지게 쳐다봤었는데, 그 시선이 느껴졌었나 모르겠다. 
  지금 난 그 애가 너무 보고싶다. 그 애와 많은 일이 있었다면 많은 일, 그렇다고 직접 세어보면 그렇게 많지 않은 일이 있었지만 
적어도, 적어도 내 마음은 많은 일이 있었다. 네 마음은 속일 수 있어도 내마음은 너가 어떻게 못하기 때문에 하는 말이다. 
그 모든 오르내림의 종착지점, 지금은 네가 옆에 없는 상태로 멈춰버린 심장박동 마냥 쭉, 여전히 너를 좋아하는 중이다. 
6시에 일어나 씻고 아침을 먹으면 볼 수 있던 네 모습은 이제 없다. 
그 때 어찌되었든 너를 볼 수 있다는 안도감에 너를 내 눈안에 꼭꼭 기억 해놓지 않은 것을 후회할 것이라 이미 생각했지만 
그 후회에 부응하듯 네 얼굴이 가물가물하다. 
그럼에도 그 이름 석자를 들으면 왜 자꾸 그렇게 그리울까. 
그 애는 지금 어떤생각을 하는지 알고싶다 
이제는 알고싶다. 


포트폴리오 작성중 by 꽁치

 단하나의 학교를 위해.. 포폴을 만드는 중.. 
다 쓰면 학교용 포폴 썼던 튜토리얼을 올리겠다. ㅎ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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